[공연]두 여인의 열정과 두 남자의 로맨티시즘

슈만과 차이콥, 성시연 지휘자와 손열음 피아니스트의 만남

김진경 기자 컬처리뷰 송고시간 2013/04/02 00:00:00 최종 업데이트 2013/04/02 00:00:00


※ 로맨티시즘과 멜랑콜리의 두 남자, 차이콥스키와 슈만을 기대하며

3월 마지막주를 마감하는 29일 오후 8시에 예술의전당에서 슈만 교향곡 2번과 차이코프스키 피아노협주곡 2번이 공연되었다.

슈만과 차이코프스키 피아노 협주곡 2번이라니, 이런 공연은 안 가면 일년 동안 아까워 할 프로그램이 아닌가. 두 위대한 작곡가는 남성적인 서정성과 낭만의 대가들, 따듯하면서 가슴이 왠지 아려오는 봄날에 어울리는 멋남들이다.

특히 차이코프스키 피아노 협주곡 2번은 실황에서 만나보기 힘든 곡. 차이코프스키의 교향곡 4,5,6번이나 1번 협주곡은 일년 내내 공연장에 올려지는 프로그램이지만 피아노 협주곡 2번에서는 또다른 매력의 차이코프스키를 만날 수 있다. 다른 곡에서는 만날 수 없는 원숙한 서정성을 품고 있다.

※ 묻혀 있는 진주를 발굴하는 피아니스트의 섬세한 손길

이번 서울시향 마스터피스 시리즈에서 손열음 피아니스트가 연주한 차이코프스키 피아노 협주곡 2번은 인터뷰에서 손열음 피아니스트가 언급했던대로 1번의 엄청난 후광에 가려서 빛을 자주 못하는 불운한 곡이다. 그러나 결코 1번에 비해 기교적으로 쉽지 않고 구성도 뛰어난 곡이다. 다만 1번의 압도적인 박력과 화려함과는 다른 매력을 보여주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언급되지 못하고 실황에서 접하기 힘든 곡이 되버린 것이다.

평소에 카푸스틴, 파질 세이가 편곡한 모짜르트 등 실황에서 자주 접하기 힘든 곡들을 일부러 선정하고 연구하는 음악인이란 평을 듣는 손열음양은 이번에도 실황으로 접하기 힘든 2번을 관객들에게 들여주었다.

필자는 평소에 1번 보다 좋아하던 곡이라서 더욱 반가운 마음에 달려갔다. 손열음은 익히 알다시피 차이코프스키 콩쿨에서 입상한 음악인이 아니던가. 그래서 그런지 러시아적인 서정성을 유연하면서도 박력 있는 연주를 들려주었다. 1악장의 오케에서 밀려나오는 파도를 사뿐하고 단호하게 쳐내는 듯한 위용의 엄청난 박력과 비르투오소로서의 기교는 악장이 끝나기도 전에 벌떡 일어나서 박수를 치는 만행을 저지를 뻔 했다.

또한 2번의 백미인 2악장의 트리오 부분에서는 조금전 1악장에서 건반 위의 암표범 같던 모습과는 전혀 다른 사람이 된양 영롱하고 칸타빌레한 서정성과 앙상블을 들려주었다.

트리오 연주 시에 같이 호흡을 맞춘 바이올린 솔로 연주자 또한 음색과 리듬감에서 수연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첼로 솔로 파트는 워낙 잘 묻히는 악기인 것을 감안해도 존재감이 많이 부족하지 않았나 싶다.

※ 꽉 졸라 묶은 포니테일만큼이나 깔금하고 무난한 슈만

성시연 지휘자의 실황을 접하는 건 이번이 두 번째라 기대반 우려반이었다. 첫 번째 경험이 그닥 인상적이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번 공연에서 성시연 지휘자는 어깨까지 오는 짧은 머리를 꽁꽁 졸라맨 포니테일 스타일로 등장하여 힘차게 온몸을 앞으로 내밀고 휘젓는 박력 있고 열정어린 모습을 보여주었다.

필자는 지휘 폼이나 외모가 그 지휘자의 음악 스타일이기도 하다는 생각을 자주 하는 터라 그녀의 헤어스타일이 왠지 기억에 남는다. 성시연 지휘자의 해석은 그녀의 헤어스타일만큼이나 깔금하고 모범생스러웠다. 모범생스럽고 깔금한 해석이 나쁜 건 아니지만 필자 취향에서는 포니테일을 한 모범생 여학생보다는 약간 불량해보이지만 재치 있고 유머러스한 바이크 소녀 같은 스타일이 좋기 때문에 좀 아쉬웠다.

김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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