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볼거리에도 주제를 관통하는 철학이 있어야

'2013서울모터쇼'에 다녀오다

신숙희 기자 칼럼 송고시간 2013/04/10 00:00:00 최종 업데이트 2015/03/27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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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경제]‘소문난 잔치 비지떡이 두레 반이다라는 속담이 있다. 떠들썩한 소문이나 큰 기대에 비해 실속이 없다는 것을 꼬집은 속담이다. 지난 7일 폐막한 ‘2013서울 모터쇼가 딱 그 격이다. 폐막을 기다렸다는 듯이 비난이 쏟아졌다. 요점은 자동차가 주인인데 객이 된 잔치, 요란한 볼거리에 치중한 나머지 알맹이는 잃어버린 잔치가 되었다는 것이다.

모터쇼의 꽃인 월드프리미어가 단 9대라는 비판은 제쳐놓고라도 레이싱 모델에 대한 비판은 모터쇼가 끝날 때마다 등장한다. 이번에도 예외가 아니었다. 호객행위와 경품당첨 같은 행사로 주체인 자동차보다 레이싱 모델과 요란한 음악을 앞세운 쇼가 먼저였다.

이웃 나라 '도쿄모터쇼'만 보아도 사뭇 분위기가 다르다. 자동차 중심의 일본의 모터쇼가 성숙하고 품위 있다고 부러워하는 이들도 있다. 물론 1954년생인 도쿄모터쇼1995년생인 서울모터쇼보다 오랜 역사와 자동차에 관한 철학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 부러워할 만하다. 그렇다고 꼭 우리가 그 분위기를 따라갈 필요는 없다. 나라마다 문화가 다르고 고유한 특성을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역동적이고 원래 신명이 나는 민족이 아닌가. 오죽하면 우리 조상은 장례식조차도 잔치처럼 풍성하게 치렀을까? 다양한 볼거리 즐길 거리를 개발해서 흥겨운 판을 벌이는 것도 한 방법이다.

기자는 이번 모터쇼가 열린 10일 중 3일을 킨텍스에 다녀왔다. 관람객 구성단위를 보면 남자뿐만 아니라 가족 단위, 연인 단위 등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는 다양한 층을 볼 수 있었다. 쇼라고 하면 이들을 만족시킬 다양한 볼거리 즐길 거리가 있어야 한다.

모터쇼의 주체는 자동차가 맞다. 아울러 관람객 또한 이 쇼의 주체다. 실정은 또 하나의 주체인 관람객들이 차 근처에도 제대로 가지 못하는 것이 태반이라 안타까웠다. 차 근처에는 레이싱 모델이 있거나, 문이 잠긴 경우가 많았다. 이는 자동차를 보기 위해 입장료까지 내고 들어온 관람객들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전시장 안은 오롯이 이 쇼의 주체인 자동차와 관람객을 위해 존재해야 한다. 자동차를 보러 온 관람객이 가까이서 자동차를 보고 만지고 시승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

레이싱 모델을 전시장 안에 배치하는 것을 자제하자는 목소리가 참가업체에서도 솔솔 흘러나온다
. 그러면서도 번번이 모델이 등장한다. 이왕 버리지 못할 거라면 특화시켜서 활용하는 방법도 있다.

이번 모터쇼의 주제는 자연을 품다. 인간을 담다이다. 사실 친환경자동차 시승행사를 빼면 광활한 전시장 안에서 자연을 품고 인간을 담은 주제를 만나기란 어려웠다.

드넓은 킨텍스 야외를 충분히 활용해 하루 정도는 [포토데이]를 정해서 패션과 자동차의 만남을 특화시키는 것은 어떨까? 모델들이 친환경 소재를 사용한 '자연을 품은' 의상을 입고 친환경자동차 옆에서 모터패션쇼를 펼쳐 보이는 것이다.

볼거리에도 주제를 관통하는 철학이 있어야 한다. 모터쇼에 주축이 되는 철학이 없다면 공허한 울림만 있는 쇼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세계 유명 모터쇼에는 그들만의 특징이 있고 철학이 있다. 1995년생 '서울모터쇼'가 더 성숙해지려면 시간이 지날수록 더 단단해지는 굳건한 철학이 필요해 보인다.

신숙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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